한나라당이 지난달 28일 국가직 공고(1월1일자)를 향후 2월로 늦춰질 것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중앙인사위원회에서는 이와 상관없이 기존 계획대로 시험일정을 진행시키면서, 이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한나라당이 중앙위에 공고연기를 요청한 것은 응시연령 관련 문제 때문이다. 이한구 정책위원장은 “공무원 채용 시 연령제한 철폐안을 당론으로 적극 추진해왔고, 여당도 합의를 한 상황인데, 임시국회가 연말에 걸려 끝을 못 봤다.”라며 “이에 국가직 채용 공고를 내년 2월 임시국회가 끝난 뒤 실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중앙위에 정식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국가직 공무원 채용선발 시험공고가 1월 초로 예정돼 있어 연령제한 철폐안을 연말까지 처리하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요구에도 불구, 중앙인사위원회는 당초 계획대로 1월 1일 공고를 진행했다.

중앙인사위원회 권오룡 위원장은 28일 “국가공무원 응시연령을 철폐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추가공고를 통해 응시연령 제한을 수정하겠다.”면서도 “채용 공고를 늦추면 수험생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험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어 “시험 일정은 이미 수십만 수험생들과 약속한 내용이다. 제도가 변경되면 다양한 검토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미 지나간 시험은 불가능하지만 접수단계의 시험은 반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요구는 불발로 끝났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이와 같은 요구는 응시연령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려는 당내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앞으로의 화두는 올해시험 적용여부
'올해 개정돼도, 9급은 적용 힘들어'

한나라당에 따르면 여야가 대략적인 합의를 끝냈고, 중앙인사위원회에서도 응시연령의 변경에 큰 이의가 없는 상황이다.

이것을 볼때 이제 문제는 연령제한이 완화되느냐 폐지되느냐, 그리고 이것의 적용시기는 언제가 되느냐하는 것에 있다.

중앙위에서는 이미 완화 쪽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에서는 중앙위의 완화안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폐지로 추진한다는 것을 기본 당론으로 정한 바 있다. 때문에 향후 완화와 폐지를 놓고 중앙위와 국회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법률개정의 시행시기도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만약 법공포 이후로 시행시기가 정해질 경우 변경 공고의 절차를 거쳐 새로운 응시연령을 적용하게 되지만, 내년으로 명시될 경우 응시연령의 적용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하게 된다.

이와 관련 중앙인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2월 임시국회에 자료를 제출하면 국회 논의 후 통과여부가 결정된다.”라며 “만약 통과된다면 올해 시험의 적용여부는 법률 개정 시 시행시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국회를 통과하고 개정 후부터 시행한다고 해도, 개인적으로는 응시원서접수가 2월로 예정된 9급의 경우 적용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7급은 변경공고를 통해 새로운 응시연령을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