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국 방방곡곡에서 공무원 시험이 치러졌다. 7, 9급 행정직을 포함한 시험만 전북, 울산, 인천, 경남, 강원, 대전 등 6개 지역. 8일과 9일 이틀간 고사장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일부 지역에서는 부족한 화장실이 문제가 됐다. 화장실을 소수만 개방하는 바람에 천금같은 여유시간을 줄 서는데 낭비한 수험생들이 부지기수. 가뜩이나 긴장감에 뱃속 컨디션이 제로인 수험생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한 게 아닌지….

한 여자 수험생은 졸지에 성별이 바뀌는 희한한 경험을 했다. 응시표 속의 사진이 본인이 분명함에도 감독관이 들고 있는 인명부에 한 번도 본적 없는 남자 얼굴이 떡하니 올라 있었던 것. 시험본부에서 응시표와 신분증을 복사해가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문제 풀기에도 빠듯한 시간을 엉뚱한 데 소비한 이 수험생의 피해는 누가 보상하나.

시험 보기 전에 한 바탕 전쟁을 치른 수험생들도 있다. 원정 응시를 떠난 수험생들 중 일부는 숙박업소의 바가지영업에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가게 앞에 표시된 정가를 보고 들어간 수험생 정 모군. 2배를 내라는 주인 아줌마의 태연한 얼굴에 지갑을 열며 돌아올 교통비 걱정을 해야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