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무관의 토익성적 변조사건이 검찰 수사로 확대되고 서울시가 전수조사에 착수하자 서울시 공무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시청 내부통신망에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둘러싸고 서울시 인사정책의 난맥상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23일 서울시 자격증 변조사건에 대한 관련 서류 일체를 제출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하면서 수사에 공식 착수한 것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당초 자격증을 변조해 사무관으로 승진한 A씨에 대해 파면 등 중징계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을 방침이었다. 따라서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는 검토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전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승진심사를 주관했던 담당부서 공무원은 "이제 수사기관에 불려다니며 조사를 받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며 "하루 빨리 진정이 되어야 할텐데, 파장이 오래 갈까 심히 걱정된다"고 심경을 밝혔다.

서울시청 대다수 공무원들은 검찰 수사착수 이전에 보도를 통해서 자격증과 어학성적 변조 소식을 처음 접하고,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데 대해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청 공무원들은 "이번 사건 당사자는 공직기강 차원에서 일벌백계해야 하겠지만, 시청 직원 모두가 범죄자로 매도돼서는 안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시청 내부 게시판에 올려진 관련보도 댓글에는 "언론에 보도되고 난 뒤에 야단하는 인사행정의 난맥상이라니...승진 인사와 관련된 무성한 소문과 제보가 있음에도 까막귀에 까막눈이었나...이러한 망신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나"라고 적고 있다.

또 "서울시청 직원들은 문서 위조나 하는구나 라고 시민들에게 인식되면 직원들이 가족들 볼 면목이 있을까"라고 적고 있다.

시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이 심각한 인사적체 문제, 하위직과 상위직간 정년평등 문제의 한 단면을 드러낸 것"이라며 제도적인 접근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직원은 "고질적인 인사적체가 문제의 원인 중 하나"라며 "30년 넘게 일해도 사무관 달기가 어려운 작금의 상황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