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목표제, 여성보다는 남성이 혜택 많이 얻어

지난해 지방공무원 7ㆍ9급 채용시험에서 여성의 합격률이 처음으로 남성을 앞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행정자치부가 11일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여성공무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급과 9급 공채시험의 합격인원은 총 1만 2,302명이다. 이 중 여성은 6,216명으로 전체의 50.5%, 남성은 6,086명으로 전체의 49.5%를 각각 차지했다. 여성의 합격인원이 처음으로 남성을 앞선 것이다. 04년에는 지방직 7·9급의 여성비율이 46.9%, 2003년에는 49.8%였다.

특히 지난해 528명을 선발한 지방직 7급 공채에서 여성 합격자는 254명으로 전체의 48.1%에 그쳤지만, 11,774명을 뽑은 9급 공채에서는 여성이 전체의 50.6%인 5,962명을 차지, 9급에서의 여성의 강세가 더욱 눈에 띄게 나타났다. 직급별로는 보건연구사(전체의 88.2%), 9급 사서직(전체의 91.8%) 등에서 여성합격비율이 높게 기록됐다.

아울러 양성평등제로 추가합격한 여성은 7급 행정 3명을 포함해 총 56명에 그친 반면, 남성은 행정9급 24명, 사회복지 30명 등을 포함해 총 6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을 위해 도입한 양성평등제도가 지난해에는 오히려 남성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준 것이다.

양성평등목표제는 지난 96년 여성합격률이 저조한 분야의 여성 진출을 돕기 위해 모집단위 5명이상의 시험에서 여성을 최소 30%이상 되도록 추가채용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03년부터는 양성에게 모두 적용되고 있다.

여성합격률의 상승으로 전체 지방 여성공무원의 비율은 26.5%(전체 공무원 266,176명 중 70,568명)로 04년의 25.2%보다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공무원을 기관별로 보면 시군구가 42,486명(60.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읍면동 17,695명(25.1%), 시도 10,387명(14.7%)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 같은 여성공무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5급 이상 관리직 여성공무원은 전체 70,568명 중 5.9%(1,036명)에 그쳐, 중앙의 5급 이상 여성관리자비율 8.4%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5급 이상의 관리자가 없는 시군구도 42개 단체에 달했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는 시험을 통한 5급 신규채용인원이 적고, 국가직에 비해 여성의 승진기회가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올해 안으로 ‘지방6급 임용목표제 권고지침’을 마련해 여성의 관리자 진출을 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