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서서히 수험생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월드컵은 다음달 10일 개막되어 7월 10일까지 한 달 간 치러진다. 한국전만 하더라도 최소 6월 13일부터 24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여기에 5월 23일부터 치러지는 각종 평가전까지 감안하면, 전국은 이제 다음 주부터 7월 중순까지 본격적으로 월드컵체제에 들어서게 된다.

월드컵의 열기는 시험을 치러야 하는 수험가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수험생들의 최대목표가 ‘시험에 합격해서 월드컵을 편안히 보는 것’이었을 정도로, 월드컵에 대한 수험생들의 기대는 일반 국민들 못지 않았다.

최근에도 각종 수험카페에는 ‘6월 한 달 월드컵에 올인’, ‘알러뷰 월드컵’, ‘길거리응원단 모집’ 등 월드컵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수험생들의 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수험생들이 이처럼 월드컵 분위기에 젖어들자, 수험가에는 본격적으로 월드컵 주의보가 발령됐다.

월드컵이 모두 새벽에 열리는 관계로 지금까지 유지했던 수험리듬이 한번에 흩어질 수 있는 것은 물론, 관심이 지나칠 경우 공부보다는 축구 생각이 우선시 되면서 정상적인 수험생활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02년 월드컵에도 ‘월드컵 폐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전 국민이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상당기간 월드컵후유증을 겪은 바 있다.

노량진의 한 수험전문가는 “대부분의 지방직 시험이 끝난 만큼, 수험생들 중 상당수가 월드컵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일부 수험생들 중에는 ‘벌써부터 축구생각으로 공부가 잘 안된다.’라고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있을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 전문가는 “월드컵은 1달이지만, 여기에 깊게 빠져들 경우 후유증을 벗어나는 데는 2~3달, 길게는 수개월이 될 수 있다.”라며 “수험생들은 월드컵이 중요한지, 시험의 합격이 중요한지 냉정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전 국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월드컵. 수험가에서는 수험생들의 절제된 수험생활만이 월드컵의 태풍을 빗겨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