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국가공무원 응시 연령을 28세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공무원임용시험령에 대해 재판관 과반수가 헌법불합치 및 위헌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합헌이라는 결과가 나와 수험가에 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국가공무원 시험 응시연령제한규정이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했다’며 이 모 씨 등이 낸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4명 기각, 3명 헌법불합치, 2명이 위헌의견을 내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재판관 6명 이상이 위헌의견을 내야 법률 위헌 결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씨 등의 청구는 나머지 재판관 5명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결국은 기각됐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현재의 9급 공무원 업무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면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응시연령을 28세 이하로 제한해도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 대학졸업 후 5~6년간의 충분한 응시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비합리적이거나 불공정하다고 단정내리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7급 국가공무원 응시제한연령이 35세 이하인 것과 관련해 9급보다 응시기회가 넓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라며 “7급과 9급은 담당업무의 성격이 다른데다, 승진에 필요한 기간까지 감안하면 7급의 응시연령 상한을 달리 한 것은 허용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김효종ㆍ주선회ㆍ전효숙 재판관 등 3명은 “높은 청년실업률을 감안해 볼 때, 28세 이하 규정은 행정효율성을 달성하는 적정한 수단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29세 이상 30세 초반의 시험응시희망자들도 자질과 능력을 갖췄다면 공무원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공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뒤이어 이들 3명의 재판관은 “입법정책상 응시연령을 제한하는 게 허용된다고 보는 이상 위헌성을 교정할 수 있는 구체적 범위는 입법자가 정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위헌의견을 낸 송인준ㆍ조대현 재판관은 “연령이 많다는 이유로 응시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공무담임권을 지나치게 제한한 경우다.”라며 “28세를 넘으면 9급 국가공무원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진다고 보기 어려우며, 9급 국가공무원을 특별 채용할 경우 40세까지 채용할 수 있도록 한 점만 봐도 이는 명백한 위헌이다.”라고 밝혔다.

응시연령에 관한사항은 현재 인권위가 각 시험기관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하는 등 수험가의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이 향후 응시연령 논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국 수험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