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직ㆍ국회직 시험과목 변경,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와

행정직의 선발인원이 줄어들고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최근 공무원시험의 추세가 행정9급 수험생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지난 12일 소방방재청의 발표에 따르면 소방 시험의 과목은 국어, 국사, 영어, 행정학 or 소방학개론 등 4과목에서 국어, 한국사, 영어, 소방기본법, 행정학개론 or 소방학개론 등 5과목으로 바뀌게 된다.

기존에는 행정직과목 안에서 과목이 정해져 행정직 수험생들의 시험응시가 가능했지만, 이제 소방기본법이 들어오면서 실질적으로 응시가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국회사무처 8급 시험의 경우 국어, 영어, 헌법, 행정법, 행정학 등의 과목으로 7ㆍ9급 수험생 모두 응시할 수 있었지만, 경제학 과목이 추가되면서 이제 7급 수험생들의 응시만 가능하게 됐다.

여기에 일부 행정직 수험생들이 노렸던 교육행정직의 경우도 최근 출제경향을 살펴보면 교육학의 난이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행정직 수험생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높아지는 공무원시험의 인기 속에, 각 기관이 해당 직렬ㆍ직급의 전문성을 강화시키려는데 원인을 두고 있다.

소방방재청의 한 관계자는 “행정직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의 합격이 많아지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늘어났다.”라며 “그동안 직무와 연관된 과목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 속에 이번에 소방기본법을 필수과목에 포함시켰다.”라고 말했다.

국회사무처의 한 관계자도 “국회8급의 경쟁률이 1000대1을 넘어서면서 이에 대한 변별력을 확보하고, 국회의 업무특성상 경제학적 지식이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시험과목에 경제학을 추가했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노량진의 한 수험전문가는 “최근 공무원 사회가 전문성을 점점 강화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으며, 시험의 경쟁률이 계속 높아지면서 문제의 깊이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라며 “시험의 과목과 출제경향이 바뀌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전문가는 “이제 한 시험만 집중하는 것이 수험생활의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전략이 됐기 때문에, 합격에 대한 부담감으로 여기저기 응시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목표했던 곳을 꾸준히 도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높아지는 경쟁률로 부담감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 속에, 이 같은 시험과목의 변경과 출제경향의 변화는 행정직 수험생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앞으로 행정직 수험생들의 시험판도가 어떻게 변하게 될지 수험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