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7급 필기시험이 치러진 11일, 올해 안전행정부 주관 첫 필기시험을 동시에 치른 9급 방재안전직 수험생들의 표정도 어둡기는 마찬가지였다. 직렬이 신설된 이후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해 채용 전성기를 맞이한 방재안전직이었지만, 기대감을 한껏 안고 도전한 응시자들은 생각보다 높은 난도에 고개를 저어야 했다.

방재안전직 수험생들을 좌절시킨 것은 국어나 영어 등과 같은 공통과목이 아닌, 전공과목이었다.

안전관리론의 경우 응시자들 사이에서 “과락만 면해도 선방한 셈”이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올 정도로 높은 난도를 자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관련 분야에서 대부분 출제될 것이라 내다봤던 수험가의 분석과 달리, 산업안전 분야의 출제비중이 높아진 점이 문제였다.

국어의 경우 비문학이 무난한 수준으로 출제됐고. 영어와 한국사 또한 다른 시험에 비해 쉬운 수준으로 출제돼 일반행정직 수험생의 고득점이 예상되고 있다.

한 응시자는 “5개 정도를 제외하고 전부 모르는 문제가 나와 찍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렇게 되면 공통과목에 강점이 있는 일반행정직 수험생들에게 유리한 시험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다른 응시자는 “안전관리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것 같다”면서 “난이도 조절을 위해 출제범위를 명확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수험전문가는 “안전 및 재난관리 분야의 전문가를 선발하겠다는 정부의 취지와 달리, 공통과목을 잘하는 사람이 결국 합격권에 드는 것은 문제”라면서 “직무에 적합한 인재들이 공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필기시험 난이도 조절이 시급해보인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