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치른 과목 얼마나 어려웠나?’

국가직 9급 과목별 분석

▲ 국어 “길어진 지문, 시간 관리 발목 잡아”

올해 국어 과목에서 응시생들이 제일 어려워한 부분은 지문의 길이가 길어졌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지문이 늘어나 읽는 속도가 느린 수험생은 국어 과목을 풀면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했다.

이재현 교수는 “역시 공무원 시험은 글을 읽는 속도에 좌우되는, 즉 시간 싸움이라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문제였다”고 평했다.

문법 문제는 대체로 익숙했던 문제들이 나왔지만, 현대문법에서 ‘접사’의 의미를 구별하는 문제가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고혜원 교수는 “전년 대비 문학의 빈도가 높아진 편이며 비문학의 긴 지문이 많이 출제돼 체감 난도는 높아졌을 것”이라며 “문법에서의 기본기, 시간 조절과 정확한 읽기 능력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영어 “독해에 익숙한 수험생 고득점 할 것”

올해 영어는 얼마나 문제를 빨리 읽고 해석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유형별로 어휘 5문항, 문법 3문항, 회하 2문항, 독해 10문항으로 예년과 그 구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독해의 비중이 높아져 시간 관리가 합격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독해 문제는 풀이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치, 불일치를 묻는 문제와 논리성 문제가 3개씩 나와 시간에 쫓기는 응시생이 많았다.

김형구 교수는 “실질적으로 읽어야 하는 양이 늘어났고, 어휘의 난이도가 높아졌으며, 독해 주제가 생소했기에 이전보다 분명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평했다.

강수정 교수는 “수능처럼 독해에서 변별력을 확인하고, 어휘나 문법, 회화 등의 영역은 평균적인 수준을 갖고 있는지만 묻는 것이 공무원 시험의 기본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사 “생소한 자료 제시로 난도 높아져”

한국사는 시대별로 전근대사가 16문제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근현대사는 4문제로 작년과 비교하면 전근대사가 2문제 늘고, 근현대사가 2문제 줄었다.

이번 시험에서 많은 수험생이 어려운 과목으로 꼽은 한국사는 색다른 주제와 생소한 자료를 제시한 것이 난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황현필 교수는 “수능형으로 바뀌어가는 추세답게 시대와 인물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며 “일반적인 공부범위를 벗어나는 문제들이 출제됐기에 체감 난도는 높았을 것”이라고 평했다.

노범석 교수는 “공무원 시험의 열기가 높아지고 있기에 추후 지방직에서는 난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직 시험에서도 이번 시험처럼 새로운 자료와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에 처음 보는 자료와 내용을 접했을 때도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행정학개론·행정법총론 “쉬웠던 문제 아니야”

지난해 쉬운 문제로 구성되면서 조정점수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본 행정학개론과 행정법총론은 올해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몇 문제가 어렵게 나왔다.

김중규 교수는 “기출문제의 비중이 작년보다 10% 낮아졌고, 박스형 문제가 2문항에서 5문항으로, 옳은 지문을 찾는 문제가 20%에서 55%로 많아졌기에 체감 난도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행정법총론은 단원별로 행정구제편에서 6문항, 총칙에서 3문항, 행정작용편에서 11문항 출제됐다. 유형별로는 기본이론 5문항, 법조문 3문항, 판례 12문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김용철 교수는 “판례 공부가 되어 있거나 행정법의 전반적인 틀을 이해한 수험생은 쉬웠겠지만 단순암기식의 공부를 한 수험생에게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했다.


▲ 사회 “수능형 문제와 닮은 듯 다른 모습”

사회는 과목별로 법과 정치에서 10문항, 경제에서 5문항, 사회문화에서 5문항이 출제돼 작년과 비슷한 구성을 보였다.

경제 과목을 가르치는 김종원 교수는 “대다수 문제가 수능 기출문제를 그대로 출제하는 등 중상 정도의 난이도를 보였다”고 평했으며, 법과 정치와 사회문화를 가르치는 김종국 교수는 “수능에서는 각종 개념에 대해 안내하는 반면, 공무원 시험에서는 개념을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문제를 출제한다는 특징을 보인다”고 평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작년과 비슷한 난이도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예시문제와 달라 당황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시험에서는 어느 정도 대비를 한 덕분인지 사회 과목이 특별히 어려웠다는 반응은 적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