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가에 고시원은 몇 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메카라 불리는 노량진 수험가. 이 곳에서 하루를 몽땅 할애하는 수험생들도 꽤 많다.

강의를 듣는 학원과 수험생들 위주로 맞추어져 실비의 가격만을 받고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 각종 품목을 파는 가게들까지 노량진 수험가는 하루 종일 분주한 모습이다.

여기에 집이 먼 곳에 위치한 수험생들이 머무르게 되는 고시원도 있다. 요즘 들어 고시원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져 가는 공무원 시험의 인기에 버금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에게 고시원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동작구청 보건위생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 동작구에 250여개의 고시원이 있으며, 수험가인 노량진 1동에는 140여개가 있다.”라며 “고시원은 자유업이기 때문에 구청에 신고하지 않고도 영업을 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동작구 고시원 중 절반이 넘는 수가 노량진 수험가에 위치해 있는 것은 최근 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어느 정도 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고시원의 개수뿐만이 아니라 예약률에서도 이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본지가 노량진 수험가에 위치한 고시원 중 12개 고시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고시원에는 빈 방이 없었으며 당분간 입실하기도 힘든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H 고시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남은 방이 한개도 없다.”라며 “9월 중순이나 돼야 방이 두 개 정도 빌 것 같은데, 이는 요즘 들어 학생들의 문의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 곧 예약이 끝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D고시원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큰 시험을 앞둔 만큼, 노량진의 고시원에서 빈방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라며 “방을 구하기 위해서는 3~4개월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하기로 했다.

고시원의 가격대를 살펴보면 시설에 따라서 다소 가격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이 창이 있는 방과 없는 방으로 나뉘는데 이들 가격차이는 2~3만원이다. 여기에 학원까지의 거리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을 감안할 때 저렴한 고시원은 26~28만원정도, 학원가에 인접한 고시원은 32~35만원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고시원에서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 한 수험생은 “집이 경기도인데 오가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고시원에 생활하고 있다.”라고 밝힌 뒤 “최근에는 고시원도 점점 서비스나 시설이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서 고시원에서 지내는 것이 집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편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최근 잠실에서 발생한 고시원 화재로, 고시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노량진 고시원의 인기는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공무원시험의 인기와 함께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