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국가공무원 = 합법적 낙하산?”

께름칙한 선발과정…수험생 ‘냉담’

?올해 채용시장의 ‘핫 이슈’로 떠오른 시간제 일자리의 캐치프레이즈다.

이제는 상반기 신규채용이 시작된 민간기업의 홈페이지나 구인·구직 사이트에서도 시간제 일자리 구인 광고와 채용설명회 후기 등을 흔히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다소 낯설기만 했던 시간제 일자리는 고용시장의 일상 속으로 성큼 다가온 상태다.

특히 올해는 시행 첫해인 만큼, 정부 또한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안전행정부에서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을 상반기에 208명, 하반기에 100여명 이상을 선발키로 결정한 것이 그것이다.

상반기 채용문은 이미 열렸다. 지난달 28일, 안전행정부는 다가오는 26일까지 진행될 원서접수 일정과 면접시험 및 선발인원 등을 일찌감치 공고하며 ‘시간제 일자리’ 채용 활성화에 박차를 가했다.

문제는, 시간제 국가공무원의 선발 기준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지방직의 경우 일반직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총 5과목에 걸쳐 치러지는 필기시험에 합격해야하지만, 국가공무원은 오로지 서류전형과 면접시험만으로 합격을 결정한다.

수험생들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필기시험과 달리 서류전형과 면접시험은 채용담당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커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력 3년 이상을 기본요건으로 하고 있는 지원자격도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요소다.

단적인 예로, 고용노동부 시간제 공무원에 지원하려면 직업상담, 고용지원, 취업특강 등 관련분야에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직업상담사 2급 이상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수험생은 “아무리 공무원이라지만 일반직의 절반에 불과한 월급을 감수하며 근무할 경력직 인재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설사 자격증만 있어도 된다고 하더라도 필기시험 과목에 올인하는 수험생이나 육아에 전념해온 여성이나 자격증을 미리미리 준비해두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하며 “시간 제약으로 인해 일하지 못했던 인재들이 공직에 활발히 진출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겠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시간적으로 여유롭지 못했던 인재들에게 오히려 시간을 투자해야만 얻을 수 있는 ‘스펙’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을 둘러싼 논란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