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체력시험 약물복용設 ‘모락모락’

채용절차상 허점 노린다

공정한 법 집행의 상징인 경찰공무원을 뽑는 시험이 약물 복용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필기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체력시험에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응시하는 이들이 있다는 소문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불거지고 있는 탓이다.

현재 경찰공무원 체력검사는 총 5개 항목으로, 100m 달리기와 1,000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좌우악력, 팔굽혀펴기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최종합격의 가장 큰 변수는 필기시험(50%)이지만, 체력검사 반영률이 25%로 면접(20%)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수험생들이 간과할 수 없는 치열한 관문이다.

특히 스테로이드는 남성호르몬을 증가시켜 단기간에 근육을 증강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근지구력이 요구되는 체력검사에서 좋은 기록을 얻어야 하는 수험생에겐 뿌리치기 힘든 유혹으로 다가올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약물 복용으로 실격자가 나온 사례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체력검사 전에 '경찰공무원채용신체검사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채용 절차상 허점이 향후 수험생들에게 약물복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수험생 모임 카페에는 이와 관련된 논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소문은 점차 현실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체력시험이 끝난 직후에라도 한 번 더 약물검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험생 A씨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쟁에 임하는 다수의 수험생이 피해를 볼까 걱정이다”라며 “공정한 결과를 위해서라도 채용 과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