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결혼·승진 내세워 '실무급' 줄줄이 이탈

 충북 옥천군은 올해 29명의 공무원을 새로 임용했다. 퇴직 등에 따른 후속 인사지만 충북도청이나 다른 시·도 전출로 생긴 빈자리를 채우는 과정에서 규모가 커졌다.

   이 군청에서는 지난 3년간 전체 직원(608명)의 8.4%인 51명이 충북도청이나 다른 지자체로 자리를 옮겼다. 대부분 임용 후 3∼5년 된 '실무급'이다.

   최근 치러진 충북도청 전입시험에도 24명이 응시해 11명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아직 면접절차가 남아있지만, 또다시 대규모 인력유출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박범규 자치행정과장은 "젊은 직원들이 앞다퉈 상급 자치단체나 도시지역 지자체로 빠져나가 인사운용이 어려울 정도"라며 "임용 후 3~4년 동안 애써 일을 가르쳐 놓으면 외지로 전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젊은 공직자들이 광역자치단체나 도시 근무를 선호하면서 농촌지역 기초자치단체가 인력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공무원법에 정해진 '임용 후 3년'의 전출제한이 풀리면 주거·결혼·승진 등을 내세워 너도나도 '도시 이동'을 노린다.

   보은군도 올해 상반기 7·8급 공무원 18명을 충북도청이나 다른 지자체로 보냈다.

   상반기 전출자가 많아 인사운용에 차질이 빚어지자 충북도청의 하반기 전입시험에는 일부 기술직렬로 응시자격을 제한했을 정도다.

   충주시에서는 최근 3년 동안 43명의 공무원이 충북도청이나 다른 시·도로 자리를 옮겼다. 남아있는 직원 중에도 25명이 전출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한참 일을 할 젊은 직원 전출이 잇따르자 충주시는 최근 임용 후 '3년'인 전출제한을 '5년'으로 늘리고, '도내'로 제한된 지방공무원 응시자격을 '시·군'으로 축소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채홍국 총무과장은 "지방공무원 응시자격이 도내 거주자로 돼 있어 임용 후 연고지를 찾아가는 전출행렬이 줄을 잇는다"며 "한번 전출하기로 마음먹으면 애향심이나 업무능률을 기대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상대적으로 승진기회가 넓은 도청에서 주기적으로 시·군의 공무원을 선발하는 것도 인사의 난맥상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충북도는 지난 7일 산하 시·군에서 47명의 직원을 선발하는 하반기 전입시험을 치렀다. 이 시험에는 7·8급 공무원 160명이 응시했다.

   지난 1월 선발한 70명을 합치면 올해만 시·군의 '실무급' 직원 117명이 도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셈이다.
충북도청의 장현철 인사팀장은 "일부 시·군서 '인력유출'이라고 반발하지만, 공무원에게 다양한 근무기회를 제공하고 인사교류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각도 많다"며 "도와 시·군의 행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필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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