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제기 탈락자 99명 중 13명 구제

한국토지공사가 2005년 10월 30일 실시한 제16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2개 문항이 복수정답이거나 정답이 잘못됐으므로 이 문항때문에 탈락한 응시생들의 불합격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당시 총 10만9천351명이 응시한 이 시험에서 1,2차 시험평균 60점 이상을 얻지 못해 탈락한 9만2천858명 가운데 두 개의 오류문항으로 당락이 뒤바뀐 응시자들의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수원지법 행정2부(재판장 조원철 부장판사)는 16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서 탈락한 김모씨 등 99명이 한국토지공사와 건교부를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피고가 김씨 등 원고 13명에게 한 2차 시험 불합격 처분을 취소한다"는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차 시험 부동산공시에 관한 법령 및 부동산관련세법 A형 64번(B형62번)은 모두 정답 처리되어야 하고, 부동산공법 A형 98번(B형 99번)은 1번과 함께 5번도 정답 처리되어야 한다"며 "이 문항들이 정답 처리되면 원고들이 평균 60점 이상을 획득하는 것은 명백해 피고가 원고들에게 2차 시험 불합격 처분한 것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승소판결을 받은 13명은 1차 시험은 합격했지만 2차시험은 불합격한 응시생으로 1차 시험에서 틀린 것으로 처리된 두 문항이 정답으로 정정됨으로써 합격기준인 1,2차 평균 점수 60점 이상을 충족하게 됐다.

재판부는 그러나 "나머지 원고들은 A형 98번(B형 62번) 문항과 무관하거나, 정답으로 처리하더라도 해당 시험에서 평균 60점 이상을 득점하지 못함이 계산상 명백하므로 피고가 나머지 원고들에게 불합격 처분한 것은 적법하다"고 덧붙였다.

원고들은 한국토지공사가 응시자들이 출제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 또는 복수정답이 가능한 문제를 내고도 이를 틀린 응시자들을 불합격 처분한 것은 시험문제 출제 및 채점에 대한 재량권을 남용 또는 일탈한 것이라며 2005년 11월 불합격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냈다.